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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명사전 등재는 나에게 주는 격려일 뿐"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등재된 산기대 가민호 교수를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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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례
기사입력 2010-12-21

최근 한국산업기술대학교(이하 산기대)에서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스 후즈후,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와 미국 인명연구소(ABI)에 모두 등재된 전자공학과 가민호 교수다.
 
솔직히 고백하면 이공계열은 수학기호와 공식만 봐도 멀미가 날 정도로 나와는 거리가 먼 분야였다. 중ㆍ고등학교 시절 물리, 화학 공식은 이미 잊은지 오래고 차를 탈 때면 현재 속도와 남은 거리로 몇 시간을 더 가야 하는지 계산하느라 말 한마디 안하고 앉아 있는 수준이다. 그렇기에 이공계열 전문가를 만난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인터뷰를 준비하며 용어도 생소한 '합성개구레이더'라는 단어에 또 한번 기가 죽은 상태에서 가민호 교수를 만났다. 학부생처럼 연구분야에 대한 개론을 '수강'한다는 마음으로 만났다. 다행히 친절히 잘 설명해 준 덕분에 인터뷰는 순조로웠다.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전자공학과 가민호 교수

세계 인명사전 등재는 나에게 주는 격려일 뿐
가민호 교수의 주요 연구분야는 레이더 연구다. 그가 개발한 합성개구레이더(SAR)는 쉽게 말해 공중에서 지상과 해양을 관찰하는 기구다. 몇 해 전 이북의 핵실험을 포착했다는 뉴스로 떠들썩했을 때 그 모습을 포착했던 장비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주로 무인 항공기나 인공위성에 탑재하여 전자파를 이용한 고해상도의 영상을 구현해 낸다. 예전에는 주로 군사용으로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재난재해 모니터링, 국토측량, 자원탐사 등 민간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가민호 교수의 연구팀과 삼성탈레스가 공동개발한 영상레이더인 'KPU-STC'는 기존 미국의 반경 1.5m 내의 30㎝ 물체를 식별하는 영상레이더에서 반경 1.5m내에서 40㎝까지 식별 가능한 고해상도 영상레이더이다.   
 
이러한 연구업적으로 해외 학술지에 연구논문이 실리면서 지난해 세계 인명사전 마르퀴스 후즈후에 등재되었다가 올해에는 나머지 두 인명사전에도 동시에 등재되었다. 소감을 묻자 "우리학교에는 더 열심히 하는 교수님들도 많은데 인명사전에 등재되고 언론에 관심을 받으니 쑥스럽다"며 겸손을 나타냈다. 더구나 세계인명사전의 권위에 의문을 품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에서 더욱 조심스럽다.
 
학자에게 외부수상이나 평가는 일종의 보너스 같은 의미다. 직장인의 경우 승진이나 직장생활에서 큰 영향을 받겠지만 학자에게는 명예로 그칠 뿐이다. "열심히 하긴 했구나" 스스로에게 위안과 격려를 준다.
 
20년 후 시흥시와 산기대의 모습은?
가민호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한 장소는 기획실이었다. 올해 기획실장이란 보직을 맡은 것이다.
 
산기대의 가장 큰 장점은 연구와 개발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것이다. 시화공단을 끼고 있어 산학협력을 이룰 최적의 조건이다. 산기대에서 배출한 논문도 실질적이다. 산학협력이 얼마나 잘 되는가, paper로 남기는 기록이 아닌 기업과 실제로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느냐가 중요도를 매기는 기준이다.
 
최근 대학과 지자체간 협력 상생의 모델을 찾기 위해 많은 곳에서 노력하고 있다. 시흥시와 산기대도 시화공단화 함께 협력모델을 찾아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가민호 교수는 기획실장으로서 산기대를 시흥시에 걸맞는 전국 지명도를 갖는 학교로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20년 후 4만불 수준의 지역이 되었을 때 그 지역의 학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고 말했다.
 
고급 인력배출 등 지역에서 요구하는 수요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하여 시흥시와 산기대의 브랜드를 높이는 일을 해나가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환경기술개발센터와 같이 지역에서 학교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생들과는 더 끈끈하게 지내고 싶어요"
다양한 학회활동과 연구개발 등 학교 대내외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가민호 교수는 학생들에게는 어떤 스승일까. 가 교수는 "일단 학부생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함께 연구하는 대학원생들처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애정이 덜한 것은 아니다. 그는 학부생들에게 "그 나이에 걸맞는 대학생으로서의 모습을 갖출 것"과 "졸업 후에도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전공을 심도있게 공부할 것"을 강조한다.
 
엄청난 학습량과 수동적인 태도에 길들여진 한국의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대학생이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예비 사회인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 사람에 대한 배려, 적극성을 가질 순 없다. 우리나라 교육의 한계를 인정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학생들과 끈끈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은 항상 가지고 있다"며 미안함을 전했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되어 있는 만큼 취업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산기대의 경우 교과과정의 목표가 구체적이다. 사회와 기업에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인터뷰를 마친 후 한동안 머릿속에서는 "제가 떤 사람이 안성기씨 다음으로 조국 샘인데... 에잇 잘생긴 남자에게 떨어야 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글귀가 떠올랐다. 공지영 작가가 서울대 법학과 조국 교수에 대해 최근 소셜 네트워크에 장난식으로 게시한 글이다.
 
레이더 기술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정신이 없어 공지영 작가처럼 떨었는지 어땠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인터뷰 사진을 찍으며 결국 한 마디 했던 기억이 난다. "교수님, 실례지만 너무 잘생긴 것 같아요."
 
글 말미에 때아닌 그의 외모 찬양론을 늘어놓는 이유는 이공계열 학자라고 하면 엄청난 도수의 검은 뿔테 안경과 키 작고 통통한 사람일 거라는 나의 편견이 깨졌기 때문이다. 먼 나라의 별난 학문이라 생각했던 과학에 크게 겁먹을 것 없다는 친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가 구상하는 대학의 변화된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지자체, 대학, 산업의 협력 모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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