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꿈과 열정으로 장구치는 남자!

[인터뷰] 미소컴퍼니 최종환 대표

- 작게+ 크게

차복희
기사입력 2011-09-10

요즘 사람들은 스스로 판단할 겨를도 없이, 옛것과는 동떨어진 도시적인 삶을 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옛것이라고 하면, 고리타분하고 낡은 것이라는 이미지부터 떠올린다. 느리다 못해 굼뜬 이미지로 떠오르는 시골스런 옛것에 반해 ‘현대’라는 말은 어감에서부터 간편하고, 약삭빠르면서도 세련된 이미지가 우리의 뇌 한구석을 차지한다.

이성적으로 요모조모 따져볼 새도 없이, 빠르게 마음을 휘감아 버리는 것은 음악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길을 지나다가도 쉽사리 우리의 귓가를 스치는 멜로디는 서양악기로 연주되는 서양음악이다. 국악하면 하품 나고 흥미 없어 하는 이가 적잖은데, 지루한 고정관념을 깨는 연주자가 있다. 장구 연주를 할 때 더 아름다운 남자, 미소컴퍼니 대표 최종환씨다.
 
▲  최종환 대표            ©차복희
 
장구와의 만남
 
최종환씨에게 어떻게 장고와 함께 하는 삶을 살게 되었는지 물었더니 그는 술술 이야기를 풀어낸다. 인천 인하부고에 입학하여 사물놀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국악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다는 최종환씨.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북을 쳤지만 장구가락에 빠져 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 말께에 제대로 장구를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지며 선배의 추천으로 전통연희단 ‘꼭두쇠’에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존재감 없이 지내던 그는 학교 행사 때마다 사물놀이 공연을 통해 자신을 찾은 뒤로는 장구연주자가 되어 큰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대학입시를 치룬 첫해에 목표로 한 대학에 떨어졌다. 날마다 인천에서 버스를 3번 갈아타고 와서는 시흥에서 늘 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죠. 꼭두쇠 지하 연습실에서 재수하던 1년을 혼자서 꼬박 장구와 함께 했다. 하루 10시간씩 장구를 치며 지루하거나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다.”

재수 시절 장구로 입시지도 해 줄 선생님이 없어 북으로 입시시험을 준비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희과에 합격했다. 대학에 입학하여 사물놀이로 유명한 김덕수 학과장을 만나 김덕수 사물놀이패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망설임도 없이 장구를 선택했다. 주변에서는 앞이 뚫린 길을 두고 애써 옆길을 선택하는 그를 안타까워하였지만, 이미 장구의 매력을 맛본 그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고나 할까. 유명세나 명예보다는 하고 싶은 일에 무게중심을 둔 그는 행복의 참된 가치를 소중히 하는 사람이었다.

삶의 전환점을 맞다

1998년부터 2009년까지 12년 동안 전통연희단 꼭두쇠에서 활동을 하다가 꿈을 향한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이를 지켜보던 아내 박영민씨는 “아이와 아내, 경제적인 문제는 생각지 말고, 마음이 따르는 대로 하라”며 한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진 부담감을 홀가분히 덜어주었다. 그 뒤로 경제적으로는 아무런 대책이 없었지만 꿈을 쫒아 꼭두쇠를 그만두고 나온 것이 삶의 큰 전환점이었다.

꼭두쇠 단원생활을 하던 시절, 어린나이에 단체생활과 단원관리의 책임을 다하느라 신경이 날카로워져 종종 주변사람들의 속을 파는 말을 쏟아내었다. 늘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달고 사는 요사이 그의 얼굴을 보노라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전 꼭두쇠 기획자이었던 아내 박영민씨가 문화예술공간 <미소>를 기획하면서 그의 날카로웠던 신경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미소는 현재진행형인 꿈을 이루어 가는 장소이고, 그는 스스로 일과 휴식을 조절하며 나날이 열정적으로 달구어 간다.


▲  공연이 시작되면 흥겨운 몸짓으로 풀어내는 장구연주를  선보인다. © 차복희
 

관객과의 소통을 위한 몰입

최종환씨는 장구에 대한 애정을 담은 사람의 시각에서 가질 수 있는 나름의 해석을 들려주었다. 장구는 생명을 가진 악기로서 부부관계처럼 다양한 감정을 주고받으며 악기와의 권태기를 겪는가 하면, 즐거운 소통과 함께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어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는 종교적 의미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작품만 생각하여 실수 없이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는데, 사람들의 열린 마음을 본 뒤로는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교감하는 연주자가 되려고 몰입하다보니 때론 관객이 두렵기도 하다.”

나는 보았다. 그는 약속된 공연이 열리던 날 잦은 기침을 하며 열이 올라 뜨거웠다. 그런데도 마치 눈 코 귀를 단것처럼 여전히 그의 입엔 미소 또한 달려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장구통을 둘러차고 두드리는 순간 단박에 몸이 낫기라도 한 듯 감쪽같이 기침은 사라졌다.

장구가락만이 아닌 온몸으로 리듬을 타는 흥겨운 연주는 이십 여분 이어졌고, 연주를 마쳤을 때는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그의 몸을 굴러 내렸다. 신기하게도 그는 다시 잦은 기침을 내뱉으며 골골거렸다. 이 세상에서 참을 수 없는 세가지는 기침, 웃음, 사랑이라고들 하지만, 그의 열정적 몰입은 기침도 방해할 수가 없나보다.

씨앗을 심고, 꿈 후원자를 모으는 활동

그는 현재 서울 국악유치원, 온신초등학교, 계수초등학교, 정왕중학교 등에서 방과 후 수업을 하고 있다. 학교는 결과물 위주인데다 당황스럽게도 아이들과 차곡차곡 쌓은 유대관계가 어느 순간 학교 측의 수업중단이라는 갑작스런 통보로 단절되는 등 그는 교육 사업에 한계를 느낀다.

“아이들에게 체험이 아니라 아이들의 꿈과 희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면 한다. 진득하면서 길게 아이들 마음 안에 씨앗을 심어주고, 삶을 돌아볼 때 위로가 되게 하고 싶다. 예전에 자신에게 꿈을 주었던 선생님에게 받은 감동을 아이들에게 전하여 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겨나게 만들고 싶다.“
그렇다보니 수업하는 중에도 ‘내가 뭘 하고 싶나?’라는 질문을 던져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보고 답을 찾아볼 수 있게 돕고 있다.

최종환씨는 개인강습은 경제개념으로만 따지자면 밑지는 장사지만, 사람의 관계에서 오는 수강생들 간의 오해와 갈등으로 마음 상하는 일이 벌어질까봐 서로 실력격차가 많은 학생간의 묶음수업을 피하고 있다. 각박한 세상에 지속적으로 음악이 삶의 영양분이 되게 하려는 의도에서 연 강좌는 생활문화로 정착함과 동시에 꿈 후원자를 모으는 활동 중의 하나이다.

▲  최종환, 박영민 부부는 살림과 육아 등을 함께 나누는 평등부부이다.   © 차복희
20년 뒤를 내다보며 꿈을 키워가는 문화예술공간 <미소>

문화예술공간 미소를 열며 부부가 7시간 공들여 만든 드림피시(와이어 공예로 만든 물고기)에 꿈을 담았다. 사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은 미소의 운영을 불가능이라 하였다. 간절히 꿈꾸는 자는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문화예술로, 생활 안에서 자리 잡아 미소 짓는 삶을 전하고자 한다.

처음 미소의 문을 열던 날, 미소지기 박영민씨는 지나치게 소란스런 관객들의 예의부족을 속으로 탓하며 눈물이 찔끔 났다. 그 뒤로 0세부터 함께하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 주어 아이들의 꿈을 이루는 바탕이 되리라는 확신을 가졌다.

미소지기 박영민씨는 “미소 <캔들나이트>에서 한가정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들며 여러 사람이 함께 하면 성공적 삶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가족과 함께 기저귀를 차고 미소를 찾는 아이들이 20살이 될 때까지를 내다보면 희망적이다.”라고 밝혔다.

미소 <캔들나이트>가 열리던 밤, 최종환씨와 6년째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신경선씨는 “선생님은 꿈꾸는 사람이면서 꿈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다. 자기가 가진 것을 움켜쥐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언제든 공유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고 했다.
최종환씨는 미래를 향한 구체적인 꿈 세 가지를 정하고,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앞으로 2만 명 정도의 관람객을 수용하는 큰 공연장에서 관람객과 소통하는 연주를 하는 것이다. 또 그의 꿈을 지지하는 사람 100명이 다함께 설장구를 치는 것, 주거공간과 일하는 공간이 분리될 것 없이 집 연습장 공연장 회의실 악기제작 등 함께 뜻을 모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무엇이든 잘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순간 퇴보한다. 처음처럼 여전히 장구 잘 치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다. 여러 가지를 잘하려다 보면 자기만의 색깔을 가질 수 없기에 교육자보다는 장구연주자가 되고 싶다.”라며 자신의 꿈나무를 키우기 위해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최종환씨는 언제나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전한다. 그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강한 자력으로 작용한 것인지 악기연주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의 휘몰아치는 몰입을 보고 싶으신 분, 마음의 경계를 녹이는 얼굴로 장구의 매력을 내뿜는 그의 연주를 한번 들어보시라!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텔레그램 URL복사

최종환 미소 관련기사

URL 복사
x

PC버전

Copyright ⓒ 시흥장수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