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발로 쓰는 시흥역사

시흥역사문화연구회 한:개를 찾아서

- 작게+ 크게

이정우 기자
기사입력 2012-02-01

2012년 1월 27일 오후 5시 30분, 한:개 대장이 이끄는 시흥역사문화연구회 한:개모임이 있는 날이다. 구정을 막 지난 날씨는 이름값 하느라 정초 맹추위의 진수를 보여 주었지만, 한:개대장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올 준비를 하고 있는 한:개동지들은 각자의 일정을 조절하고 속속 모여 들었다. 돌맞이 아이를 업고 남편을 동반한 동지까지 그 열정은 한겨울 추위를 녹이고도 남는다.

궁금했던 건 사실이다.

그들이 뭘 하는지, 일 년에 책을 한 번씩 발간하는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꽤 괜찮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데 뭘 하기에 꽤 괜찮다는 평을 듣는지 내심 궁금했다. 겁도 없이 모임에 한 번 참석하게 해 달라 부탁을 했다. 내가 시흥땅을 부재중이었던 2008년에 시흥역사문화연구회를 조직했고 돌아왔던 2012년은 장현택지개발지구, 목감천 주변 마을, 소래산이 품은 마을이야기 등을 엮어서 세 권의 책을 만들어 놨다.

한:개가 뭔 뜻이래요?

준비 없이 던진 질문에 동지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봤다. 어디서 이런 아둔한 사람이 끼었냐는 듯 던지는 시선에 잠시 멍~ 해졌다. 가만히 있는 게 이 동지들을 도와주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후론 조용히 한쪽 구석에서 밥만 먹었다. 조목조목 지난해 연말에 있었던 출판기념회 평가회의를 하고, 신년 계획을 세우는 한:개대장 심우일씨. 새해부터는 군자염전을 중심으로 염전 사람들의 삶을 더듬어 보고 싶다는 발언을 했고, 함께 자리한 한:개동지들은 모두 찬성을 했다. 또 한 가지 사업(해양문화 이야기)이 있었는데 한:개대장은 사업개요를 설명하고 회원 하나하나에게 동의를 구하는 모습이 참대장의 모습은 이런 거로구나 싶었다.

취재를 해 보고 싶다고 먼저 제안을 했고, 한:개팀원들은 그들의 모임에 거부감 없이 끼워 줬는데 막상 돌아와서 보니 빈손으로 갔다가 다시 빈손으로 돌아온 격이 되었다. 뭘 써야 될까? 그들에게 내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면 좋겠는데 그들 자체에서 발광하는 에너지는 충분하다 못해 내 등짝을 어루만지며 오히려 내게 힘내라 한다. 그들이 보기엔 새내기 기자가 참 한심스러웠겠다.

 

▲     © 이정우



 

 

 

 

 

 

 
 鄕이별과 서정의 추억-사라지는 시흥의 자연부락(2009년 3월 6일), 鄕이별과 서정의 추억-할머니, 뱅깔이 어디에요?(2010년 11월 30일), 소래산이 품은 12마을 이야기(2011년 12월 21일) 그들이 세상에 내 놓은 세 권의 책을 끼고 며칠을 뒹굴었다.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일, 그들이 하는 일을 장한 일이라 박수쳐 줄 수 있는 일은 일단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하니까. 소설도 아니고, 삶의 지침이 되는 수필도 아니고, 감칠맛 나는 시도 아닌 마을이야기. 첨부터 재미있을 리는 없다. 머리맡에 두고 들락날락 거리면서 눈에 익혔다. 얇은 첫 번째 책이 먼저 잡혔다. 더러는 아는 마을도 있고 생소한 마을이름이 대부분이다. 

어떻게 이렇게 꼼꼼하게 잘 엮었을까 감탄을 하기 시작한 것은 세 권의 책을 두어 번 읽고 난 후다. 시흥역사에 미친 사람이라 (http://www.shjangsu.com/sub_read.html?uid=868&section=sc33&section2=) 불릴만큼, 한:개대장 심우일씨 2006년에 이미 시흥역사문화연구회 한:개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지금은 그의 그림대로 스케치를 해 나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처음엔 다섯 명(심우일, 최영숙, 박종남, 오지영, 임경묵)으로 시작한 동지들이 아홉 명(유서원, 정재혁, 김재복, 이용범)으로 늘어났고, 시흥시 지도는 그들이 그려내는 대로 조금씩 그 색깔이 변하고 있다. 먼저 선택된 지역은 가장 먼저 사라질 부락이다. 취재를 하고 돌아 와서 사진을 전해주러 갔는데 그 어르신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때,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정든 마을을 떠나 어디론가 이사가 버린 그 빈자리에 섰을 때 가슴이 많이 아팠다고 최영숙 한:개동지는 말했다. 

 

▲     © 이정우

다시 궁금해지기 시작하다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는 다는 게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니다. 한:개동지들이 사라지는 마을 이름을 기억하라고 권하지 않았어도, 난 이미 둔터골, 박두일, 묘재, 안두일을 아련한 그리움의 파일에 저장을 해 놓았다. 둔터골의 600년 수령의 회화나무는 어찌 되었는지, 고구려짬뽕집의 짬뽕맛은 정말로 기가 막힌 지, 현장마을에 있는 상아 어린이공원은 지금 어떻게 변해 있는지 궁금증이 일었다. 

모임이 있던 그날, 박종남 한:개동지가 꺼낸 이야기. 시청 비서실에 책 다섯 권 들고 찾아갔다 왔는데, 그 다음에 중앙도서관에서 이번에 출간한 [소래산이 품은 열두 마을 이야기]를 구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소중한 책이니 만큼 돈을 주고 구입해서 읽어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후문이다. 첫해는 한:개동지들 각자 삼십 만 원씩 내서 책을 출간했다. 그들의 시흥역사연구를 제대로 알아보는 이들이 없었다는 가슴 아픈 일이다. 이제 서서히 이들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 한다. 

땡볕에 동네 어르신을 만나야 하고, 인터뷰를 해야 하고,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고 두 번, 세 번 찾아가는 부지런함을 떨어야 한다. 막걸리도 같이 마셔야 하고, 진정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이 듬뿍 절여지지 않으면 감히 실행을 못 할 일이다. 호조벌이 왜 호조벌인가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이 땅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그리고 우리들의 자식들에게 고향의 뿌리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모가 될 수 있다면 더 없이 괜찮은 부모가 될 수 있다. 아버지, 어머니가 살았던 마을 이야기, 할아버지 할머니가 겪었던 동네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는 우리의 아이들은 애향심을 가질 수 있고, 효도를 실행하고, 또 나아가서는 애국심을 가슴에 저절로 들여놓지 않을까.

참으로 장한 일을 하는 한:개대장 심우일씨와 한:개동지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더운 어느 여름 날, 한:개동지들이 모인다는 소문이 들리면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양손에 들고 다시한번 그들의 모임에 동참을 해 볼 참이다.  

(관련기사 모음)
http://www.shjangsu.com/sub_read.html?uid=4903&section=sc3&section2=시흥문학 할머니 밸깔이 어디에요?

http://www.shjangsu.com/sub_read.html?uid=5590&section=sc31&section2= 소래산이 품은 12마을 이야기 출간

http://www.culturein.co.kr/sub_read.html?uid=244§ion=sc1 누구도 관심없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

http://www.culturein.co.kr/sub_read.html?uid=243§ion=sc3 鄕 ‘이별과 서정의 추억’ 책발간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텔레그램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Copyright ⓒ 시흥장수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