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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 나의 사랑

사진작가 가상현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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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기자
기사입력 2012-03-09

▲ 그들의 노래     © 가상현



 

 

 

 

 

몇 가락의 봄비가 겨울 속을 헤집고 들어서는 삼월 어느 날, 신천동에서 월곶 방향으로 꺾어지자마자 좌측으로 보이는 까치주유소 2층에 있는 [GA photp]를 찾았다. 그 곳은 사진작가 가상현(55)씨가 근무하는 곳이다. 아침 아홉시 반이었는데 그의 손놀림은 분주했다. 인터넷 여기저기서 밤새 부탁한 사진 인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하는 일은 일반 스냅사진을 인화하는 것이 아니고, 대형작품사진을 취급한다. 개인전이나 사진공모전에 출품할 사진들을 인화 하는 곳이다.

▲ 평화     © 가상현

 
30 여 년 전 어느 날, 삼촌에게서 카메라를 선물로 받았다. 젊은 날을 시골에서 보내야 했던 그에게 유일한 장난감이 됨과 동시에 지금의 사진작가 가상현을 키워낸 효자 선물이었던 것이다. 카메라를 처음 선물로 받고 찍기 시작한 것이 인물사진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풍경과 꽃사진부터 시작하는데 딱히 찾아가서 배울 스승도 없었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동네 사람들을 찍기 시작했다. 

▲ 그곳으로     © 가상현



 

 

 

 

 

 

 

 
아주 오랫동안 만지작거린 카메라, 실전에는 강하고 어느 환경이 주어져도 자신 있는 사진을 표현할 수 있는데 그에게 부족하다고 느낀 것이 이론과 창작력이었다. 만질수록, 찍을수록 배움의 갈증이 일어 지천명을 훌쩍 넘긴 나이에 배움터를 찾아간 곳이 중앙대학교다. 그 곳에서 지금 포토아티스트과정 3년차 졸업반이다. “2년 정도 배우고 나니 사물을 보는 다른 눈이 생기고, 창작을 하는 태도가 바뀌어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낍니다. 그래서 배움이란 중요한 것인가 봅니다.” 남은 일 년도 열심히 학업에 매진할 거라는 이야기를 건네며 웃었다.

▲ 대한민국사진대전 특선작     © 가상현

 
여기저기 공모전에서 희보가 날아들기도 했다. 그 중에 소중하게 생각하는 상이 있냐고 물었더니, 한국사진대전(2011년) 특선과 인천제물포 사진대전(2011년), 그리고 동해바다 사진전(2009년)에서 특선을 받았을 때가 기쁨도 컸고 보람도 있었다고 한다. 작년에 특선을 받은 한국사진대전은 미술로 치자면 대한민국미술제전에서 특선을 한 것과 같다며 뿌듯해 한다.


▲ 너와 나     ©가상현

 
특별히 애정이 가는 사물이 있을까 살펴봤더니, 그의 사진 중 몽돌사진이 많다. 바닷가에서 차르르 거리는 몽돌과 몽돌 사이를 들락거리는 바닷물의 움직임을 장노출에 담아내는 기법인데 그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다. "사진을 통해 시간을 멈출 수 있고, 몽돌을 촬영할 때면 파도가 쳐서 산만하기도 하지만, 촬영 후 보면 포근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몽돌 사진이 많은 이유에 대한 물음에 감춰 뒀던 보물을 꺼내듯 조심스레 몽돌이야기를 꺼낸다.

▲ 마음의 교향시     © 가상현


요즘은 후배양성에도 나섰다. 카메라가 있어도 사진을 어떻게 찍을지 몰라 답답한 사람들, 사진 찍는 것을 취미로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기꺼이 배움의 길을 열어 주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한 시흥예총아카데미의 상반기 사진 강좌는 3월 23일(금: 오전 10)부터 개강하고, 시흥보건소에서는 매주 화요일 10시에 정신장애인들에게 사진을 통해서 마음의 수양을 쌓는 교육을 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사진기를 다루는 기술을 전수하기 보다는 마음의 소통이 더 비중을 차지한다. 사진 함께 감상하기, 표현하고 싶은 사진 등. 그리고 또 하나의 강좌가 있는데 인천지적장애인협회에서 격주 목요일 오전 10시에 그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이 곳의 수강생들은 어느 정도 카메라를 다룰 수 있어서 기술적인 이야기도 함께 나눈다.

▲ 보석상자     © 가상현


취미로 사진을 하면서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게 되면 눈을 돌려 다른 관심사를 찾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진마니아들은 사진 공모전에 눈을 돌린다. 디카 보급이 확산되면서 생활필수품처럼 몸에 지니고 다니다보면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 부분에서 역시 사진작가 가상현씨는 후배들에게 문을 열어 모범적인 선배의 모습을 보여 준다. 매주 화요일 저녁 6시 사진공모전반이 있다. 인근 안양에서 몇 명의 사진학도들이 아름아름으로 찾아와 도움을 청했고, 시흥의 사진마니아들도 합류를 해서 화요일 저녁엔 그의 작업장이 배움의 열기로 가득 찬다. 물론 무료교육이다.

▲ 파도를 따라     © 가상현


“인간적인 면이 많고, 마음이 여린 거 같아요. 사진을 잘 찍고 못 찍고 꼭 꼬집어서 말씀을 해 주셔야 하는데, 우리들이 상처받을까봐 조금씩만 지적을 해 주십니다. 선생님을 만나 뵌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선생님의 사진세계는 잘 모르지만, 저는 작가 가상현 선생님보다, 인간 가상현 선생님이 훨씬 좋아요.” 사진공모전반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김종*(48)씨가 말하는 가상현씨에 대한 인상이다.

▲ 사진작가 가상현씨     ©


사진 자체가 삶이라 말하는 그에게 향후 어떤 사진이 주목을 받을 것인가에 대해 물었다. “지금은 과도기라고 보면 됩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데 초창기 선배들은 창작활동이 부족하다보니 진전이 더디고, 젊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이 왕성한 것을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현대사진이 대세가 될 겁니다.” 30년 전의 그의 모습과 지금, 그리고 30년 후의 그의 모습이 변함없을 거란 생각을 하며, 오로지 한 길 만을 고집하는 그의 인생에 힘찬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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