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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4일 - 소금창고 파괴 2주년을 맞아 소금창고를 찾다

소금창고를 복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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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숙
기사입력 2009-06-06

 

▲ 2007년 1월 1일 소금창고에서 해맞이 하는 사람들     © 최영숙


 2007년 6월 4일 (주) 성담에 의해 소금창고가 파괴된지도 어느덧 2년이 되었다.  지난 사진들을 보았다. 소금창고가 파괴되던 해인 2007년 1월 1일  소금창고가 보이는 구염전에서  해맞이를 하고 있는 시민들을 담은 사진을 바라보았다.  
 
소금창고가 바라 보이는 해맞이는 그 해가  마지막이 되었다.

 

▲ 2009년 6월 4일 소금창고 파괴 2주기에 소금창고 가다     © 최영숙

 
2009년 6월 4일 소금창고를 찾았다.  소금창고들이 있었던 장소는 휭하게 비었다. 

소금창고가 파괴된 지 2년이 지났건만 이곳 구염전에 들어서면 깊은 허전함이 다시 엄습했다.



▲ 천개의 시선의 소금창고 벽을 바라보다     © 최영숙

 
모든 소금창고들과 정이 들었지만 6번째 천개의 시선은 그 정이 남달랐다. 어느 날 이곳 소금창고의 벽에서 만났던 천개의 눈들은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이 창고의 사진들은 유난히 많다. 
 

▲ 2004년 온전한 함수통     © 최영숙

 
2004년 온전한 모습을 지닌 함수통이 보였다. 이곳의 변화는 비단 소금창고들만이 변하는 것이 아니고 이렇듯 튼튼하게 만들어진 함수통도 모양을 바꿨다.



▲ 6번째 천개의 시선 소금창고와 함수통     © 최영숙

 
천개의 시선 소금창고 앞에는 화약을 만드는 재료가 되었던 함수를 담아두었던 함수통이 보였다. 이 함수통을 청소하러 들어갔다가 질식하여 위험한 지경을 넘긴 염부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세월은 마치 뱀의 머리가 치켜들고 있는 것처럼 함수통을 갈라지게 만들었다. 
 

▲ 소금창고에 술 한 잔을 붓다     © 최영숙

 
2009년 6월 4일  소금창고가 파괴되고 2주년이 되었다. 이제 창고는 없다.  천개의 시선이 있던 창고에서  간단히 준비해간 술 한 잔을 부어주었다. 이곳의 풍경처럼  마음이 스산하고 한없이 쓸쓸해졌다. 

소금창고와 만났던 5년의 세월들이 한순간에 스쳐 지나갔다. 소낙비를 만나던 날이며, 바람 불던 날, 함박눈이 내리던 날과 보름달을 만나던 날까지 함께 있을 때  마음이 그득해 졌고  지나고 보니 그 시간들이 가장 빛나던 순간들이었다. 

함께 한 시간들이 고마웠고 소금창고가 파괴되고도 별반 한일이 없는 자신이 그동안 정들었던 소금창고들에게  미안해졌다. 

할 수 있는 것이  소금창고를 기억해 주고 그저 이렇게 술 한 잔 부어주는 것이 전부였다. 

 


▲2009년 6월 4일  파괴된 소금창고에서 '별노랑이꽃'이 피어나다     © 최영숙

 
가장 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던 '천개의 시선'소금창고에서 부숴진 소금창고들을 생각하며 술을 나눠 마시고 일어서 나왔다.  

9번째 유령선 창고로 왔다.  조각조각 부숴진 소금창고의 잔해 속에 ‘별노랑이꽃’이 피어 있었다. 자연은 무심하다.  자신의 자리가 있으면 들어선다.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단지 존재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금창고가 자신의 몸속에 꽃 하나 심었다는 생각을 했다.  

 

▲ 게들을 잡기 위한 그물망들     © 최영숙

 
9번째 유령선 소금창고 방향에서 8번째 쉼터 창고 방향으로 게들을 잡기 위한 망들이 늘어서 있었다.  게들의 개체수가 줄었는지 망들이 더욱 촘촘히 늘어서 있었다.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싶었다.  사람과 이곳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사는 게들의 삶이 만족을 모르는 사람들로 인해 참으로 팍팍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 개발을 알리는 붉은 표시     © 최영숙


바람 창고로 들어서는 입구 나무에 붉은 리본이 묶여 있었다. 이곳이 환경단체와 여러 기관에서 반대속에 시흥시 장곡 골프장으로 조건부 승인받은 곳이었다.


▲ 바람 소금창고의 모습     © 최영숙

이곳에 존재했던 바람에 흔들리던 소금창고의 모습은 없다. 
 

▲ 2009년 6월 4일 바람 소금창고의 모습     © 최영숙

이제는 당연히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예전의 발자취를 찾아 가는 발길은 무거웠다.  바람은 없고 하나의 구조물만이 남겨 있었다. 이곳에 들어설 골프장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마음을 어둡게 만들었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어쩔 수 없이 발생되는 농약오염이나 기타 환경변화에 따른 이곳 생태계의 변화는 어찌 될것인지 염려가 되었다.

 

▲ 생태공원 안의 소금창고들     © 최영숙

 
안으로 깊이 들어섰다. 갯골생태공원 안에 있어서 어쩌면 파괴되는 것을 모면했을지도 모를 두 동의 소금창고가 보였다. 예전에 다른 소금창고들이 건재할 때는 사람의 손을 많이 타서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두 동의 창고가 이제는 유일하게 보호되고 있는 현실이 우울하게 만들었다. 또한 그나마 남겨진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은  마음이 시시각각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 생태공원 안의 울타리     © 최영숙

갯골을 따라 울타리가 쳐져 있었다. 이 울타리는 이곳 갯골을 찾아오는 새들에게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편안하게 하기 위해 가려졌다고 들었다. 지난  겨울에 왔을 때는 앞이 막혀서 답답함을 느꼈다. 시흥갯골공원의 최대 장점인 뱀이 구불거리고 가는 모습을 한 사행성 내만갯벌의 아름다움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람들의 시선만큼 작은 창문들이 만들어졌다. 인간과 새들이 서로의 상생관계를 맺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이곳 생태계 생물들에게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환경을 만들어 주고  또한 작은 창문을 통해 갯골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소금창고에 배 들어오다     © 최영숙

생태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예전에 없던 배가 한 척 올라와 있었다. 이곳도 참 소소하게 많이 변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04년 멀리 보이는 늘어선 소금창고들     © 최영숙

저 건너 보이던 그 많던 소금창고들의 모습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싶어졌다.
 

▲ 2009년 봄의 풍경     © 최영숙

이제는 소금창고의 모습을 만날 수 없다. 시흥 갯골 생태계를 조사중이라는  천막만이 보였다. 어떤 결과들을 얻을 수 있을까 싶다. 이곳에서 사는 생명들이 안전하기를 바랐다.

 

▲ 2009년 6월 4일 거인 소금창고     © 최영숙

36번째 ‘거인’ 소금창고까지 다시 왔다. 불에 탄 흔적을 간직하면서도 아직도 제 뼈대를 갖추고 있는 창고는 이곳뿐이었다. 소금창고들을 복원할 때 이 창고는 그대로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존재했었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큰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 남겨진 유물 '수문'     © 최영숙

 26번째 ‘산을 품다’ 소금창고 앞으로 왔다. 바닷물을 받아들이던 수문이 이제는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이 모습만으로도 이미 박물관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이제 소금창고들은 파괴되어 사라졌다. 소금창고들이 파괴되고 나서의 그 깊은 회한을 되풀이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려면 소금이 생산되기까지의 과정을 볼 수 있는 현재 남겨진 수문이나 해주, 함수통, 타일, 대파등을 보존하는 일이 더욱 시급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또한 모두 사라지면 도대체 원본은 무엇이 있겠나 싶었다. 

▲ 2006년 '꿈길에 들어서다'  풍경    © 최영숙

20번째 ‘절대금지’ 창고 방향까지 왔다. 예전에 이 길은 아카시아가 양옆으로 그득했었다. 안개가 끼던 어느 겨울 이곳에서 바라본 풍경은 꿈길을 걷는 듯했다.


▲ 2009년 6월 4일의 '꿈길에 들어서다' 의  바뀐 풍경                                                  © 최영숙

그러나 2009년 6월 4일 만난 풍경은 이곳이 변하는 것은 소금창고만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이곳은  현재 매립공사가 한창이었다.  한쪽의 나무들은 모두 베어지고 묻혀서 옛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곳의 변화가 예전에는 느릿느릿했다면 근간에는 변해가는 모습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갯벌을 메우고 있는 모습     © 최영숙

갯벌을 메우고 있는 이 공사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방산교 다리 아래로 소래 방향까지 이곳을 메우는 공사는 광범위했다.

▲ 2009년 6월 4일 '월곶' 소금창고     © 최영숙

이제는 자연적으로 남겨진 유일한 소금창고인 ‘월곶’ 창고로 왔다.

이 소금창고가  가장 원형에서 변하지 않은 창고다. 비록 무너질 듯 위태롭지만 사람 손길이 닿지 않는 창고였기에 역설적으로 옛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창고도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 어느 순간 풀썩 무너질지 모를 정도로 가까이 다가서면 위험한 모습을 보였다. 새롭게 복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남겨진 이 소금창고의 보호와 보존이 더욱 시급하다는 생각을 했다. 
 

▲ 월곶 소금창고에 달 뜨다     © 최영숙

2009년 2월 9일 대보름날 담은 ‘월곶’ 소금창고의 모습은 여전히 당당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소금창고의 보존이 더욱 시급하다. 이 창고조차 어느 날  무너져 있는 모습이나 파괴된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남겨진 소금창고 3동과 또한 그 외에 흩어져 있는 소금창고와 구염전이 관련된 남겨진 문화 유산들을 잘 보존하는 일이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는 이렇듯 귀한 문화유산들이 파괴되어 마음 저리는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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