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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시흥문화원장 인터뷰, “세시풍속 부활 독립문화원사 건립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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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원
기사입력 2020-03-04

▲ 시흥문화원 김영기 원장  © 시흥문화원 제공

 

우리나라 여러 도시를 여행할 때 그 지역 문화원을 찾고, 특정 국가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을 때 주한 외국문화원을 방문하는 일은 자연스럽고 유용한 일이다. 인터넷 검색이나 입소문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믿을 만한 자료가 방대한 곳이 바로 문화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문화원은 물론 타 지역 문화원에 대한 관심도 상당 부분 사라졌다. 시대가 변한 탓도 있지만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화원들의 안일함도 원인이다. 행정의 과감한 인식변화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과의 괴리감을 좁히기 위해 지난 3월 취임 이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김영기 시흥문화원장을 만났다.

 

취임 후 9개월 남짓 지났다. 시흥문화원은 어떤 사업에 집중하고 있나?

지방문화원은 지역의 향토문화를 보존하고 계승, 발굴해 후손에게 물려줄 책임이 있다. 우리 문화원은 지역의 향토문화 중에서도 정월대보름, , 단오, 동지 같은 날 행했던 세시풍속을 부활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후대에 더 좋은 문화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마치 기초와 같은 세시풍속이 우선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나는 호조벌의 역사가 곧 시흥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300년 전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바닷가 마을이던 시흥에 호조벌이 만들어지면서 시흥의 인구는 급격히 증가했다. 게다가 호조벌에서 생산한 쌀은 많은 사람을 살린 조선의 구휼미였다. 13대째 시흥에 살고 있는 우리 집안도 아마 호조벌에서 농사지으려고 이주했을 거다. 시흥사람들은 이 너른 들에서 풍물놀이를 하고 대보름놀이를 했을 것이다.

현재적 의미로 봐도 150만평에 달하는 농지가 시흥에 있다는 건 엄청난 자원이다. 2021년은 호조방죽 축조 30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추수가 끝난 호조벌에서 기념사업을 할 것이다. 미산동, 매화동, 하중동, 하상동 등 호조벌이 걸쳐 있는 마을에서 10대 이상 살아온 분들을 대상으로 정착과정도 조사해 보고 싶다.

 

세시풍속 부활을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준비하고 있나?

우선 향토민속보존회와 함께 다가오는 정월대보름 행사를 풍성하게 준비 중이다. 갯골생태공원에서는 전국줄다리기대회를 연다. 단합하는데 줄다리기만 한 게 없고 운동회 때도 클라이맥스를 이룰 만큼 흥미진진하지 않나. 잘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대한민국줄다리기협회가 있다. 시흥시지부는 특히 여성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이 단체의 도움을 받아 600명의 선수가 참여하는 줄다리기 행사를 연다.

 

정월대보름 행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달집태우기에서는 시민들의 소원을 함께 빌 것이다. 시흥시립전통예술단이 비나리 공연을 하고 고사도 지낸다. 쥐불놀이를 위해 수작업으로 300여 개의 불 깡통도 만들 것이다. 기성품이 없으니까 문화원 직원들이 고생 좀 해야 한다(웃음). 건너 마을과 불 깡통을 돌리며 화합하고 겨루던 옛 쥐불놀이 행사를 재현할 계획이다.

 

▲ 시흥문화원 김영기 원장  © 시흥장수신문

 

앞서 언급한 여러 사업계획에서 시민과의 거리감을 좁히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진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문화원의 존재를 잘 모르거나 편하게 찾아가지 못하는 것 같은데?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청소년 대상 사업에 특히 공을 들일 것이다. 문화교실 수업도 시대변화를 반영해 젊은 층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변화시키고 있다. 약초, 짚공예 수업 등을 신설했고 안일하게 수업해 온 강사들은 교체했다.

문화원 내부적으로 수업의 질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무용 수업을 진행할 수도 없고 타악기나 민요, 농악 수업 등도 주변 주택가나 사무실에서 민원이 많아 할 수가 없다.

 

공간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시흥문화원은 특히 열악하고 부적당한 환경에 놓여 있는데 어떻게 개선할 계획인가?

행정에서는 향후 행정타운 내의 복합커뮤니티센터에 들어가는 쪽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문화원 입장에서는 독립문화원사를 원할 수밖에 없다. 행정타운 안으로 들어가더라도 지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원은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리라 본다.

현재 경기도 내 19개 시·군이 독립원사를 갖고 있으며, 상가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는 곳은 애석하게도 시흥문화원이 유일하다. 우선 1220일 독립원사 건립 필요성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시민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며, 내년에도 포럼 등 관련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문화원 스스로의 자성과 쇄신 노력도 뒤따라야 하지 않겠나?

지난 6개월간 인력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면서 쇄신을 위한 노력을 했다. 사람이든 프로그램이든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정체돼 있던 부분은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문화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가장 큰 행사인 연성문화제도 형식에 치우치지 않도록 개선했다. 올해 연성문화제는 전통과 연()에 초점을 맞추고 이와 관련 없는 부스는 운영하지 않았다. 한복패션쇼나 옛 장터를 재현한 전통주막거리에 대해서는 호평하는 분이 많아 보람도 느꼈다.

 

마지막으로 보태고 싶은 말은?

내 역량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문화원이 초라한 곳에서 자리를 못 잡고 표류하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강화, 양평, 과천 등 경기도만 봐도 지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원사가 많다.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제대로 된 문화원 건립은 꼭 당부하고 싶다.

 

향후 전통한옥 등 우리지역의 유적관리, ‘시흥의 인물발굴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겠다.

 

 

 

 

 

이 글은 '시흥문화 2019 Vol.22'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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