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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일자리민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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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노동정책연구소 이사장 공계진
기사입력 2015-05-04

최근 시흥시니어클럽의 김영준 관장은 경제민주화보다 더 구체적으로 일자리민주화를 제기했다일자리민주화를 민주주의 개념을 적용하여 해석하면 소수가 지배하는 일자리가 아니라 다수가 지배하는 일자리 즉, 소수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좌지우지하는 일자리가 아니라 다수의 노동자들이 지배하는 일자리, 다수 노동자들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일자리 민주화의 개념

 

사전적으로 민주주의는 민중과 지배의 합성어이다. , 민주주의는 민중의 지배, 다수의 존중을 의미한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이념은 인간의 존엄성’, ‘자유’, ‘평등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여러 면에서 민주주의를 추구한다. 단적인 것이 경제민주화이다. 경제민주화를 위의 민주주의 개념을 적용하여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소수가 지배하는 경제가 아니라 다수가 지배하는 경제, 소수 재벌을 존중하는 경제가 아니라 다수 민중을 존중하는 경제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을 현재의 노동시장을 놓고 해석하면, 일자리민주화는 소수 사용자들의 이윤극대화를 위해 다수의 노동자들을 배제하는 노동시장이 아니라 다수 노동자들의 안정된 삶을 우선시하는 노동시장, 노동의 질을 악화시켜 노동자들의 존엄성을 손상시키는 비정규직 양산하는 노동시장이 아니라 정규직 양산하는 노동시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일자리 민주화를 위한 조건

 

우리나라의 일자리민주화를 위해서는 두가지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하나는 일자리 창출이다. 현재 고용률은 59.4%(고용노동부, 201412)이다. 경제활동인구 10명중 6명만 고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중 청년층(15-29)의 고용률은 40.6%, 60세 이상 고용률은 35.7%에 불과하다. 이것은 청년층과 고령층은 10명중 4명 정도만 고용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60세 이상은 4명도 채 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것은 일자리민주화를 위해서는 이들 층에 대한 일자리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 즉 다수의 노동자들이 일자리에서 배제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비정규직 분류에 정통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수는 20148월 기준으로 852만명(45.4%)이다. 하지만 사내하청노동자와 특수고용노동자들을 포함시킬 경우 50%를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비정규일자리는 정규직 임금의 49.9%만 받는 등 노동자들의 존엄성을 해치는 나쁜 일자리이기 때문에 일자리민주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축소시켜야 한다. 특히 청년층과 60세 이상층에서 비정규직이 많기 때문(남자는 청년층과 고령층만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많다. 여자는 20대 후반과 3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비정규직이 많다. 김유선)에 이 부분의 비정규직들을 집중적으로 정규직해야 한다.

 

앞의 두가지를 종합하면 단순히 고용률만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고용의 질도 높여내야 진정한 일자리민주화가 달성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단시간 노동 등 비정규일자리를 대폭 증가시키며 고용률을 70%로 높이겠다는 박근혜정부의 일자리정책은 일자리민주화와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일자리민주화 조건충족 방안

 

일자리민주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고용률 상승과 더불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 한다. 이 두가지가 일자리민주화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 필요충분조건을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이다.

 

이 두가지는 공공과 민간부문에서 동시에 충족시켜야 한다. 우선 공공 부문에서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에서 나서야 한다. 정부가 모범사용자가 되어서 양질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대폭 확대시켜가야 한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세수를 늘려야 한다. 법인세 뿐만 아니라 소득세 인상까지도 열어놓고 갈 필요가 있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노력만으로 노동시장에서 배제된 노동자들, 완전 배제당하지는 않았지만 나쁜 조건에서 존엄성을 훼손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구제할 수 없다. , 앞에서 말했던 일자리민주화를 달성할 수 없다.

 

고용률상승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서는 민간기업들, 특히 재벌 및 재벌급 기업들이 나서야 한다. 이들이 돈을 풀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노동력 측면에서 경쟁력이 약하다고 일자리에서 배제당하고, 나쁜 일자리로 몰리고 있는 청년층과 고령층에 대한 좋은 조건의 채용을 확대시켜야 한다.

 

문제는 돈일 것이다. 이들 재벌 및 재벌급 기업들은 그런 돈이 어디 있냐고 엄살을 떨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을 안쓰고 있을 뿐이다. 그 증거를 재벌닷컴이 제공하고 있다. 그곳에 따르면 201410대그룹 96개사의 사내유보금이 무려 504조에 이르른다.

 

다소의 무리가 따르지만 500조의 10%50조원을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사용한다면 몇 명을 정규직화하는지 계산해 보자.

 

앞의 김유선에 따르면 20148월 정규직 노동자 임금은 289만원, 비정규노동자임금은 144만원이다. 차액이 145만원인데, 단순화시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매월 145만원 덜 받는다고 치고 이것을 일년으로 환산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에 비해 덜 받는 임금은 년 1,740만원이다. 다시말하면 1,740만원을 비정규직에게 준다면 정규직화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규직화를 위해 500조원 중 10%50조를 쓴다면 과연 몇 명을 정규직화할 수 있는 것일까? 놀랍게도 286만명을 정규직화할 수 있는 것이다.

 

역시 다소의 무리는 있지만 50조원을 일자리창출에 쓴다면 몇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질까? 역시 앞의 김유선의 정규직임금을 사용하여 계산해보면 144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144만개의 일자리중 70만개를 20대 일자리확대에 사용한다면 20대의 고용률이 지금의 57.4%에서 68.5%로 증가하고, 나머지 70만개를 60대 이상 일자리확대에 사용한다면 60대 이상의 고용률이 현재의 39%에서 46.8%로 증가한다.

 

단순화시켜 계산한 것이기 때문에 통계적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현재 10대 그룹이 갖고 있는 내부유보금의 20%20조원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일자리창출에 각각 사용할 경우 엄청난 규모의 정규직화와 일자리창출이 일어난다는 것(분명한 추이)을 확인할 수 있다.

 

일자리민주화를 위해 재벌 및 재벌급 기업들에게 돈을 풀라고 요구할 수 있는 이유

 

앞에서 보았듯이 일자리민주화를 위해서는 소위 재벌 및 재벌급 기업들이 돈을 풀어야 한다., 500조원에 이르는 사내유보금의 20%만 풀어도 일자리민주화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10대그룹에 대해 돈을 풀라는 요구를 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답은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10대그룹이 갖고 있는 사내유보금은 그들만의 노력으로 번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 국민들이 호주머니에서 나간 돈들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환차익이다. 수출기업들은 정부의 고환률 정책으로 엄청난 환차익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출기업들은 고환률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56.7조원의 환차익을 얻었다. 6년간 환차익 총액을 보면 무려 340조원에 이른다. 이 중 10대그룹이 가져간 것은 204~238조원(10대그룹의 수출비중이 6~70%라는 점을 감안)이다. 이 돈은 10대그룹이 가치를 창조해서 번돈이 아니라 고환률 때문에 국민들이 부담한 돈, 즉 고스란히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나간 돈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지만 이것만 갖고도 우리는 10대그룹에 자신들이 갖고 있는 사내유보금을 일자리민주화를 위해 풀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일자리 민주화는 상생의 길

 

경제민주화와 마찬가지로 일자리민주화 역시 기업하는 사람들의 참여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6~70%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10대그룹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일자리민주화를 위해 기업들이 낸 돈은 결국 그들에게도 이익이 된다. 왜냐하면 실업자들이 취업이 되어 임금을 받고, 저임금을 받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정규직 수준으로 올라가면 그들은 더 많은 소비에 나서게 된다. 소비가 늘면 결국 기업들이 생산한 상품의 판매가 늘기 때문에 결국 기업들도 이익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소득주도성장론의 핵심이기도 하다.

 

따라서 기업들, 특히 10대그룹들은 보다 거시적 차원에서 일자리민주화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

 

 

 

*위 글은 사)시화노동정책연구소  뉴스레터 2015년 5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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