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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
기사입력 2019-04-08

▲     © 윤심


   

  '그곳에 가서 비를 기다려야겠다.' 흐린 하늘을 보고 결심한다. 버스에서 내려 오르막길을 오른다. 비보다 먼저 가려니 숨이차다. 양옆으로 집들이 가파른 길을  붙잡고 있다. 드문드문 빈 집에는 낡은 커튼이 잠잠히 있다. 제일 높은 곳에 이르면 평평한 지대가 있다. 넓지 않은 곳에 '행복 하우스'라는 공동 주택이 있고 마을 버스 종점이 있다.

 

무릇, 날씨와 잘 어울리는 공간은 분명히 있다. '공간'이란, 텅 비어 있어도 정동이 일지 않는가. 시간이 존재하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우리가 만난 장소, 바람 거칠 것 없는 그곳이라면 증발했던 감정이 살아오겠지.

 

빗줄기가 타닥타닥 지붕을 달리더니 얼굴로 쏟아진다. 버스정류장 처마 밑으로 들어갔다. 높은 동네에는 사람이 없어 고요하다. 얼룩진 안경 너머로 하늘을 바라봤다. 비는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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