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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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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
기사입력 2019-05-27

▲     © 윤심

 

해가 잠기고 빛은 땅으로 스민다. 그 길에서 본다. 자주 멈춰서 풀꽃을 들여다본다. 풀꽃은 대체로 땅에 붙어 나고 저희끼리 오밀조밀 모여 있다. 그 중 보라색 꽃은 유난히 커서 바람을 탄다. 얼굴을 알아서 눈인사만 할 뿐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아서 이름을 모른다. 널린 풀꽃은 늘 거기 있고 지는 해처럼 생활 속에 있어서 무심했다. 오늘은 물어볼까? 꽃의 시간이 다하기 전에 말을 걸자.

 

 

지칭개. 농촌 들녘에서 흔하게 나는 터주 풀꽃이다. 가을부터 겨울에 땅에 붙어 해넘이를 하고 봄이 오면 겨우 한 줄기가 솟아오른다. 꽃봉오리는 딸기 모양이고 꽃잎은 부푼 실오라기를 작게 뭉쳐 묶어놓은 모양이다. 잎은 엉겅퀴와 비슷한 로제트 잎이다. 지칭개는 즈츰ᄀᆡ에서 온 고유어이다. ‘주춤은 가볍게 놀라서 멈칫하거나 망설이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인데 즈츰ᄀᆡ의 즈츰이 여기에 잇닿아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ᄀᆡ>야생의라는 뜻으로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묵정밭이나 길 가장자리에 아무렇게나 나서 붙은 이름 같다. 뜨거운 여름을 나면 사그라지겠지. 속 빈 줄기에서 난 작은 꽃은 해거름에 잔잔하게 흔들린다. 누구라도 한번은 그랬듯이, 아무렇게나 흔들린다. 어두워지는데 나는 자꾸 멈춘다.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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